경주에 계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막힌 하수구와 배수구를 뚫으러 경주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같은 경주라도 동네마다 걱정하시는 막힘이 다릅니다. 황리단길 가게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주방 바닥 물이 안 빠질까 마음을 졸이시고, 황성동 아파트 저층 댁은 욕실 바닥으로 구정물이 솟을까 신경을 쓰시며, 안강의 농가에서는 큰비 뒤 마당 맨홀이 넘칠까 걱정하십니다. 관이 지나는 길과 막히는 까닭이 이렇게 저마다 다르니, 어느 댁에 가든 장비 가방을 열기 전에 물이 멈춘 곳부터 찾아냅니다.
손을 대기 전에는 무슨 장비로 어디까지 할지, 얼마인지를 먼저 말씀드리고, 그때 정한 금액은 마지막까지 고치지 않습니다. 배수구에 세정제를 부어 보셨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일러 주십시오. 무슨 약인지 알고 나서 작업해야 서로 다치지 않습니다.
물 막히는 일은 해 질 녘이나 휴일을 피해 주지 않습니다. 감포읍과 양남면, 불국동과 용강동까지 밤이든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부르시는 대로 찾아가겠습니다.
배수구 하나가 막혀 하루가 통째로 어그러지는 답답함을 압니다. 그 하루를 얼른 원래대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