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실 바닥 구멍과 세면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이 지나가지만, 막히기 전까지는 좀처럼 들여다보지 않는 곳입니다. 머리카락이 비누 때와 엉겨 조금씩 길을 막아도 물은 한동안 그럭저럭 빠지기 때문입니다. 경주의 아파트 욕실이든, 황오동이나 성건동의 오래된 집 타일 욕실이든, 막힘이 커지는 과정은 비슷합니다. 물이 고이기 시작한 날부터 손본 뒤의 습관까지, 겪는 순서대로 풀어 보았습니다.
샤워를 마쳤는데 바닥에 물이 남는다면
샤워를 끝내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바닥에 물이 얕게 깔려 있거나, 세면대에 받은 물이 아주 천천히 줄어든다면 배수구 아래가 좁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배수구 둘레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물이 빠지면서 거품이 되올라오는 것도 함께 나타나는 신호입니다.
바닥 배수구와 세면대가 한날 함께 굼떠졌다면 두 물길이 합쳐지는 아래쪽 관이, 어느 한쪽만 그렇다면 그 구멍 바로 밑이 원인일 때가 많습니다.
전화 주시기 전 덮개 밑을 한 번
전화를 드시기 전에 고무장갑을 끼고 덮개부터 한번 열어 보십시오. 거름망에 걸린 머리카락 덩어리만 집어내도 물이 빠지는 집이 적지 않습니다. 세면대는 마개를 빼서 아래에 감긴 머리카락을 떼어 냅니다.
그래도 그대로라면 연락 주시고, 통화 중에 이런 것을 들려주십시오.
- ·바닥, 세면대, 욕조 가운데 어디가 느린지
- ·덮개를 들었을 때 무엇이 보였는지
- ·뚫어 보려고 부은 약품이 있는지와 그 이름
옷걸이를 펴서 깊이 쑤시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걸린 뭉치를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기 쉽고, 오래된 관은 안쪽 면이 긁힙니다.
바닥 배수구와 세면대를 따로 살핍니다
현장에 닿으면 바닥 쪽과 세면대 쪽을 나눠서 물이 어디서 멈추는지부터 짚습니다. 바닥 배수구는 덮개 아래 물막이 통과 그 밑 가로관을, 세면대는 아래 트랩과 벽으로 들어가는 관을 따로 봅니다. 넣은 약품이 있다고 하셨다면 그 제품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한 뒤에 손을 댑니다.
오래된 집의 타일 욕실은 배수구 둘레 타일이 들떠 있거나 줄눈이 갈라진 경우가 있어, 덮개를 억지로 비틀지 않고 살살 들어 올립니다. 여러 차례 손본 집은 배수구 아래 관이 처음과 다르게 이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물을 흘려 보며 어디서 멈추는지 짚어 보고, 그래도 짐작이 서지 않으면 카메라 달린 내시경 줄을 밀어 넣어 관 속을 직접 봅니다. 어디를 어떻게 손볼지와 금액은 그 화면을 보신 다음 말씀드리며, 정한 금액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머리카락 뭉치와 비누 때를 걷어 내기
배수구 가까이 엉킨 머리카락은 스프링 끝에 휘감아 한 덩이로 뽑아냅니다. 뭉치가 비누 때와 굳어 단단해졌다면 플렉스샤프트로 잘게 풀어 길을 냅니다. 관 안쪽 면에 비누 때가 겹겹이 쌓여 단면이 좁아진 경우에는 고압세척으로 벽을 씻어 내야 물이 시원하게 빠집니다.
읍·면 농가처럼 농사일을 마치고 흙 묻은 옷이나 장화를 욕실에서 헹구는 집은 관 바닥에 흙이 가라앉아 있기도 합니다. 흙은 물에 풀리지 않으므로 석션으로 빨아낸 뒤 남은 것을 씻어 냅니다.
욕실 배수구 오래 쓰는 습관
작업이 끝나면 바닥과 세면대에 물을 넉넉히 흘려 고이지 않고 내려가는지 함께 봅니다. 그 뒤로는 다음을 챙겨 주십시오.
- ·머리를 감은 뒤에는 거름망에 걸린 머리카락을 바로 버립니다.
- ·세면대 마개는 이따금 뽑아서 아래에 감긴 털과 때를 떼어 냅니다.
- ·손님방 욕실처럼 드물게 쓰는 곳은 물을 한 바가지씩 부어 물막이를 채워 둡니다.
- ·흙 묻은 장화와 연장은 마당에서 흙을 털어 낸 다음 씻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면대 하나 때문에 불러도 괜찮을까요?
네. 세면대 하나만 느려도 출동합니다. 트랩 안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벽 속 관이 좁아졌다면 그 구간까지 손봅니다.
황오동 옛집 타일 욕실에 녹이는 약을 부었는데 물이 그대로 고입니다
약이 녹이는 것은 겉에 드러난 머리카락 정도라, 비누 때와 엉킨 덩어리는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붓지 마시고 부으신 제품 이름을 알려 주십시오.
냄새만 나고 물은 잘 빠집니다
물막이 통의 물이 말랐거나 덮개 밑에 때가 낀 경우가 많습니다. 물을 부어 채우고 덮개 아래를 씻었는데도 냄새가 이어지면 관 안쪽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